코넬대 성범죄 사건이 던진 질문
미국 코넬대학교 집단 성폭력 의혹 사건이 2년 만에 다시 도마에 올랐다. 2024년 10월경 교내 사교클럽에서 남학생 7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전 학생이 지난 9월 대학과 해당 학생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기소 없이 끝났던 사건이 재수사에 들어갔다. 당시 수사 과정과 대학의 대응을 둘러싼 비판이 거센 가운데, 이번 사건은 성범죄 피해자의 진술을 어떻게 판단하고 수사기관과 교육기관이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되짚어보게 한다.
성범죄의 경우 사건 특성상 피해 사실이 즉시 드러나지 않거나 신고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 충격과 두려움, 주변의 시선 때문에 피해 사실을 곧바로 알리지 못하기도 한다. 따라서 신고 시점이 늦거나 사건 직후의 반응이 현재의 진술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피해 주장의 신빙성을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 다만 진술의 변화 역시 그 경위와 객관적인 증거를 함께 살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초기 수사의 정확성도 중요하다. 피해자의 최초 진술을 비롯해 문자메시지, 통화 기록, 의료기록 등 관련 자료는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시간이 지나면 증거가 사라지거나 목격자의 기억이 흐려질 수 있는 만큼, 수사기관은 사건 초기부터 핵심 진술과 증거를 체계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기록 과정에서 중요한 내용이 누락되거나 맥락이 왜곡되지 않도록 하는 것 역시 공정한 수사의 기본이다. 특히 약물 투여가 의심되는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체내 검출이 어려워지는 만큼 초기 증거 확보가 결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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