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앞으로 다가온 코인과세, '세금 계산'보다 '증빙'이 먼저
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2027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2022년 첫 시행 예정 이후 세 차례 미뤄졌던 제도인 만큼 이번에도 유예되리라 기대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지만,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에 추가 유예를 담지 않았고 ‘예정대로 시행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국회에 폐지·유예 법안이 계류돼 있다는 점은 변수다. 그러나 법률가의 입장에서 권하고 싶은 것은 하나다. 유예를 전제로 움직이지 말고, 시행을 전제로 준비하라는 것이다.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된다. 연간 250만 원을 넘는 금액에 대해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가 분리과세된다. 2027년에 발생한 소득은 2028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직접 신고·납부해야 한다.
여기서 많은 투자자가 놓치는 부분이 있다. 손실의 이월공제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7년에 1,000만 원을 잃고 2028년에 500만 원을 벌었다면, 2년을 합쳐 보면 손실이어도 2028년 수익 중 공제액을 넘는 부분에는 세금이 붙는다. 손익통산은 같은 해 가상자산끼리만 가능하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주식 손실과 코인 수익을 상계할 수는 없다.
과세 시행 전 이미 보유한 가상자산은 2026년 12월 31일 당시 시가와 실제 취득가액 중 큰 금액을 취득가액으로 볼 수 있다. 시행 이전의 가격 상승분에는 과세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오래 보유한 자산이라면 사실상 연말 시가가 출발선이 된다.
법무법인(유)JR의 이상영 변호사는 연말 시가보다 실제 취득가액이 더 높은 경우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고점에 매수해 아직 손실 구간에 있는 투자자라면 실제 취득가액을 입증해야 유리한데, 입증 책임은 납세자에게 있다. 거래소를 여러 번 옮겼거나 해외 거래소나 개인 지갑을 거친 자산이라면 매수 기록이 끊겨 있기 쉽다. 증빙이 없으면 실제 취득가액보다 낮은 연말 시가가 취득가액이 되어 세금이 늘어날 수 있다.
이상영 변호사는 연말까지 해야 할 일을 조언했다. 국내외 거래소의 전체 거래내역과 입출금 기록을 내려 받아 보관하고, 지갑 간 이동 내역을 정리해 두는 것이다. 일부 거래소는 일정 기간이 지난 기록의 조회를 제한하므로 서두를 필요가 있다. 국세청이 마련 중인 과세 기준 고시도 확인해야 한다. 취득가액 산정 방식, 에어드롭·스테이킹 보상의 처리 등 세부 기준에 따라 계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이 변호사의 설명이다.
해외 거래소 이용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2027년부터 국가 간 가상자산 거래정보 자동교환체계(CARF)가 순차적으로 가동된다. "해외에 두면 모른다"는 생각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가상자산은 해외금융계좌 신고 대상이기도 하므로 신고 누락에 따른 과태료 위험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법무법인(유)JR 이상영 변호사는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기타소득 분류의 타당성, 이월공제 불허의 형평성 문제는 제도 보완이 필요한 지점이다”며 “그러나 제도가 개선되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기록은 사라진다. 세무조사나 경정청구 단계에서 다툼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법리보다 증빙인 경우가 많다. 석 달은 생각보다 짧다. 거래 규모가 크거나 이동 경로가 복잡한 투자자라면 지금 전문가와 함께 보유 내역을 점검해 두기를 권한다”고 전했다.
- #코인관련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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