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신고 방치하면 회사도 과태료...신속한 조사와 조치 필수
직장 내 괴롭힘은 가해 직원 개인의 문제를 넘어 기업의 법적 책임 등 사회적인 문제로 이어진다. 회사 역시 괴롭힘 사실을 신고 받거나 인지한 순간부터 법적 대응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특히 신고를 접수하고도 조사를 미루거나 확인된 괴롭힘에 대한 후속 조치를 소홀히 하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어 기업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근로기준법에서는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 받거나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회사가 자체적으로 사건의 심각성을 판단해 조사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당사자 간 갈등이나 단순한 오해로 보이더라도 신고가 접수됐다면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조사 과정에서도 회사가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피해를 입은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근무장소 변경이나 유급휴가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며, 피해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확인되면 행위자에 대해서도 징계나 근무장소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지체 없이 해야 한다. 이때 징계 등의 조치를 결정하기 전에는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법적 제재도 가볍지 않다.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하지 않거나, 조사 결과 괴롭힘이 확인된 뒤 피해근로자 요청에 따른 조치와 행위자 조치 등 법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하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특히 신고한 근로자나 피해근로자에게 신고를 이유로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조사에 참여한 사람이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누설하는 행위 역시 과태료 대상이다.
법무법인(유) JR 이상영 노동전문변호사는 “실무적으로 기업들은 사건을 조용히 마무리하려는 과정에서 오히려 법적 책임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고 전한다. 당사자 간 합의를 유도하거나 피해자에게 퇴사를 권유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신고 접수 이후에는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당사자와 참고인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법에서 정한 절차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이상영 변호사는 “직장 내 괴롭힘은 발생 자체뿐 아니라 회사의 사후 대응도 중요한 법적 판단 대상이다. 신고를 접수한 순간부터 회사의 법적 의무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며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와 적절한 후속 조치를 마련하는 것이 근로자를 보호하고 기업의 법적 위험을 줄이는 가장 기본적인 대응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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